의식의 본질

나의 의식의 본질은 기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이 모이고 또 사라져 인격을 만들고, 지금 이 순간도 결국에는 기억으로서 내 내면에 남으니까요. 또한 기억이 없다면 그때의 나는 내가 아니고, 기억이 사라지면 다른 인격체로서 분리됩니다.

몇달동안 생각한건데 어떤가요?


✔️✔️✔️최고의 답변✔️✔️✔️

음.... 재밌는 질문이고, 맞는 답이기는 한데... 너무 추상적이군요. 오로지 고찰만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사유의 한계이자 가벼움이라고 할까요.

제가 내린 결론을 말해주자면, '나'라는 '의식'의 본질은 '연결(connection)'과 '상호작용((interaction)'이다-라는 겁니다. 이건 여러가지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데요. 가령, 질문자는 의식의 본질이 기억이라고 했는데, 우리 뇌의 뉴런은 컴퓨터와 다르게 정보의 저장과 처리를 동시에 담당합니다. 그리고 이 저장과 처리는 뉴런의 연결이라는 형태로 저장 됩니다. 즉, 인문학적인 의미에서 우리의 의식을 이루는 것은 기억이라고 표현해도 좋지만, 실제로는 이 기억이라는 것도 입력 신호 그대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고 연결이라는 가공된 형태의 정보로 저장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의식은 이런 뉴런 간의 연결된 통로를 통한 전기 신호의 연속... 즉,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현상(phenomenon)입니다.

또한, 연결과 상호작용은 우리의 의식 뿐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생물학적 기계인 '나'가 아닌, 사회적 존재로서의 '나'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과 상호작용 속에서 허상(image)으로서 만들어집니다. '나'라는 의식이 뉴런의 연결과 상호작용 속에서 존재한다면, 사회적 존재인 '나'는 관계의 연결과 상호작용 속에서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나'를 설명할 때, 그것이 인문학적 해석이든, 뇌 과학적 해석이든, 사회학적 해석이든 '연결'과 '상호작용'이라는 두 가지로 요소로 표현이 가능하므로, 이게 본질이 되는 겁니다.

다만, 제가 연결과 상호작용이 본질이라고 말했을 때, 이것은 개인적인 사유와 고찰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네요. 연결과 상호작용을 현상의 본질로 보는 것은 복잡계(complex system)의 핵심적인 관점입니다. 따라서, 저는 여러모로 복잡계 이론의 관점이 의식이나 사회 등의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서 가장 타당하다고 보고, 거대한 프레임으로서 채택했을 뿐입니다. 물론, 개인적 사유와 고찰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의식의 핵심을 기억으로 꼽는 것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인문학이나 철학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적으로도 타당하고 세심한 관점을 가지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자신의 생각만으로 완결되는 결론은 어디로 향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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